세월호, 잊혀져 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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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4월16일, 광화문에 남은 세월호의 기억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날짜가 언제였던가요? 엊그제 같은 생생한 기억들이 햇수로 2년이 넘었습니다. 너무나도 가슴아프고, 비극적인 참사였습니다. 아직도 그 원인 조차도 규명되어 지지 않은 미스테리로 남은 사건이기도 합니다. 알고싶어 하는 사람에 비해 알기 싫어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이유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억하고 싶은 사람보다 잊고 싶은 사람들이 더 많은것 같기도 합니다.

 


묻혀 버린 세월호 참사

 

세월호를 잊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세월호는 2014년 4월16일 전라남도 진도에서 서남쪽 3km 지점에서 침몰했습니다. 아침 부터 진도앞바다에 대형 여객선이 침몰했다는 뉴스와 모두 탈출했다는 오보 사이에서 심장이 뛰기도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295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대형참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를 잃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잃고 친구를 잃고 형제 자매를 잃은 사람들의 뜨거운 눈물들이 진도 앞바다로 흘러 내렸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희생된 일이 또 있었을까요?  

 

놀랍게도 세월호가 침몰 하고 한시간이 지나서야 최초 신고 접수가 됐다고 합니다. 그것도 선장이나 선원이 아닌 단원고 학생이...

무책임한 선장은 자기혼자 살기에 급급했고, 아이들은 착하게도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위험합니다" 라는 방송을 잘 따르고 있었습니다. "우왕좌왕 당황하지 말고 정신차리고 하라는대로만 해"라는 한 부모와의 문자대화, 그런데 세월호에는 아이들을 구해줄 어른들이 없었습니다. 선장과 일부 선원들은 지 살기에만 급급했고 승객들의 안전은 관심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배가 뒤집혀 가는 순간에도 객실에 대기하면서 구조될 거라고 믿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장난기 섞인 동영상을 찍으면서 말이죠...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하면 어떻게 해서던지 갑판으로 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객실에 물이 들어 오는 그 순간까지 철떡같이 선내 방송만을, 어른들의 지시만을 따랐던 아이들입니다. 구조의 최 일선이었던 해양경찰은 우왕좌왕했고, 선장은 도망가기에 바빴습니다. 순진 하게 방송만 믿고 따랐던 아이들과 교사들의 희생이 더 컸습니다. 어쩌면 ○,× 만을 선택해야 하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없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아이들 개인의 재능은 무시하고 결과만을 위해 경쟁하는 교육이 아이들을 객실에 앉아 있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2015년의 마지막인 12월 31일,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마음에서 잊혀져 버렸던 세월호의 아픈 기억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 장소입니다.  

 

세월호 광화문 천막 농성장의 모습입니다. 입구쪽에는 아직도 세월호와 함게 바닷속에 있는 9명의 희생자들의 사진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미수습자들의 분향소와 사진들이 있는 천막입니다.

 

희생자들과 미수습자들의 분향소 입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분향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분향소 반대편에는 상황실과 찻집 등이 있습니다.

 

 

노란리본 공작소입니다. 자원봉사에 의해 리본이 만들어 지고 있는 곳입니다.

 

노란리본 뱃지를 나눠줍니다. 돈은 받지 않더군요.

 

바로옆 천막까페입니다. 오른쪽 후원함을 잊지 마세요~

 

아이들을 갑판으로... 

세월호 이후 '안전'이 포함된 사업이나 기획은 거의 일사천리로 통과 된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들의 안전교육이라면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방기한 채 '사후약방문' 소 읽고 외양간 고치기식 문제 해결은 제2의 세월호, 제3의 세월호같은 사건 사는 언제던지 생겨날 것입니다. 저는 다른 모든것 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우리 아이들을 갑판으로 뛰쳐 나갈 수 있게 하는 교육제도의 변화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광화문 농성장 길 건너 교보빌딩 글판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 여류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두번은 없다'에서 따온 글이 걸렸습니다.  '두번은 없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므로 너는 아름답다' 왠지 세월호 농성장에 걸려 있는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와락 가슴이 아려 옵니다. 

 
 

 

다음은 시 전문입니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우리는 유일하고 귀한 존재, 매 순간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지혜롭게 살자는 의미 심장한 뜻 입니다.   

 

2014년 4월26일, 세월호 합동 분향소 부근, 고잔초등학교의 풍경입니다. 넓은 운동장을 달팽이처럼 줄을 이어가며 분향까지 한시간 이상을 대기하는 시민들의 행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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