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에서 느끼는 고요함, 성북동 길상사 성북동을 자주 갈 일은 없지만 한번씩 갈 일이 있으면 꼭 길상사에 들리곤 합니다. 조용하고 한가로운 분위기속 저택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길상사는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찾는 이들에게 휴식과 평안을 주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바쁜 걸음 쉬어가게 하는 곳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2018년 8월, 사바세계를 불바다로 만드는 불볕 더위속에서 길상사를 찾았습니다. 경내에 들어서니 극락전에서 울리는 불경 소리가 귓전을 때립니다. 8월8일 백중 천도제가 열리는 날 이라고 합니다. 백중에 위폐를 모신 사찰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면 업장이 소멸되어 불국정토 극락왕생한다고 합니다. 한여름 길상사에 가면... 길상사는 지금처럼 한 여름, 더위 속에 가면 좋은 사찰 입니다..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8. 8. 13. 14:40
부처님 오신날, 북한산 진관사에서 절밥 한그릇 부처님 오신날, 신심깊은 불자도 아니지만, 이날 만큼은 가까운 사찰에 가서 부처님을 뵙고 옵니다. 딱히 정해 놓고 가는 사찰은 없고 그때 그때 마음이 동하는 곳으로 가는데요, 이번에는 사찰음식으로 유명한 계호스님이 계신 북한산 진관사로 향했습니다. 북한산 진관사는 작년 여름에 가족들과 왔었는데, 도심에서도 가깝고 규모가 크진 않지만 시원한 계곡도 있고 나름 운치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대중공양 시간인 일요일 12:00~13:00 에 맞춰 오면 그 유명한 진관사의 사찰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죠. 2018년 5월 22일, 불기2562년 음력 4월 8일, 진관사가 있는 북한산 한옥마을 입구는 넘쳐나는 차량들로 아수라장입니다. 좁은 차도 한쪽은 이미 주차장..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8. 6. 5. 14:06
홍대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분위기 좋은 까페가 있다며 찾아간 곳, 상수역 제비다방, 요즘 시절에 무슨 '다방'이라는 간판을 쓸까 궁금합니다. 트랜디한 보통의 까페와는 다른 작은 까페의 분위기 입니다. 너저분한 소품들이 다닥다닥 쌓여 있는 고물상같은 분위기 이기도 하고, 동네에 하나씩 있는 아지트같은 느낌입니다. 여자들은 좀 싫어할 수도 있는 분위기 같기도 합니다. 제비다방 한 가운데 뻥 뚫린 공간이 있어 보니 지하와 뚫려 있습니다. 아래에는 알록달록한 의자들이 놓인 공연장이 보입니다. 비로소 제비다방이 평범한 까페나 술집과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제비다방이 있는 지하 1층, 지상3층 건물은 '씨티알'이라는 문화지형연구소의 건물이라고 합니다. 씨티알은 출판과 건축,전시,다방의 복합체라고 하는데..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8. 4. 27. 08:42
은평한옥마을 사진찍기 희뿌연 안개가 까만 기왓장을 희미하게 뒤덮으면서 한옥과 한옥 사이의 골을 꼼꼼하게 매꿀 때, 그리고 여명의 새벽을 밝히는 붉은 태양까지 둥둥 떠 오른다면, 아마도 멋진 작품이 나올 최고의 출사지가 되지 않았을까? 그간 눈여겨 봐 왔던 은평한옥마을을 '이런 모습으로 사진에 담으면 좋겠다'라는 상상 입니다. 하지만, 2012년 부터 조성되어 온 은평한옥마을은 여전히 혼돈의 세상이었고 뒤로는 삐죽한 철탑에 아침해는 높은 북한산에 막혀 중천에 떴을 때나 얼굴을 볼 수 있는 위치 입니다. 도저히 저의 머릿속 그림과는 매치가 되지 않습니다. 시외곽의 낡은 건물들이 뉴타운으로 철거됐고 그 위에 바둑판 같은 선이 그어져 반듯한 한옥들이 나란히 또는 겹겹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비슷비슷한 기와와 새로..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7. 12. 27. 00:00
셋이서문학관에서 만난 이외수, 중광, 천상병 북한산 아래 멋스러운 한옥이 분주히 올라가고 있는 은평한옥마을, 지나가면서 힐끗 스치기만 했었던 '셋이서문학관', 이곳은 천상병 시인과, 걸레스님 중광, 소설가 이외수씨의 유품과 작품이 전시된 한옥갤러리 입니다. 세분이 어떤 공통분모가 있어서 이곳에 모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담한 한옥에서 그 분들의 작품세계를 잠시나마 볼 수 있었습니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깔끔하게 지어진 한옥은 생각보다 좁았습니다. 창호지를 통해 들어오는 채광이 은은한 1층 서재는 사랑방 처럼 꾸민 북까페가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넓은 거실에는 천상병 시인의 시화와 유품을 볼 수 있고, 복도 쪽으로는 이외수 작가의 골방과 캘리그라피, 육필 원고 등이 있고 가장 안쪽에는 중광 스님의 갤러리가..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7. 12. 26. 16:00
북한산 자락 은평 뉴타운에서 열리는 12월 서울 전시회 눈이 펑펑 내렸던 어제, 북한산 진관사에서 내려와 은평 한옥마을 셋이서문학관을 지나는데 앞에 있는 느티나무 공원에 뭔가 모를 알록달록한 것 들이 눈길을 끕니다. 커다란 식충식물 처럼 보이는 빨간 꽃잎이 입을 오무렸다 벌렸다 움직입니다. 그 옆의 느티나무에는 밥상 덮개를 이어서 만든 것이 걸려 있기도 하고, 지저분하게 폐그물과 노끈을 주렁주렁 걸어 놓기도 하고 건너편 한옥집 앞에는 나무가지에 진분홍 꽃들이 수 없이 달려 있기도 합니다. 뭔지는 몰라도 꽤나 흥미있습니다. 여기저기 눈길을 끄는 작품들로 은평 한옥마을이 마치 미술관이 된 듯 합니다. 한참을 둘러 보다 검색을 해 보니 은평한옥마을 공공미술프로젝트 '집우집주'라는 특별 기획전이라고 합니다. 한..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7. 12. 21. 14:23
오상진 김소영 부부의 북카페, 당인리 책 발전소 올해 9월인가 오상진 아나운서가 상수동에 북카페를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시간을 내어 가 봤습니다. 합정역에서 상수역 가는 길 안쪽에 위치해 있는데, 주차장은 따로 없고 북카페 앞 공용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깔끔한 흰색 건물에 '당인리 책 발전소'라는 소박한 간판이 달려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카페 이름을 착안했나 봅니다. 오상진 북카페는 넓지도 작지도 않은 크기에 팬인지 손님인지 여성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입구쪽에는 커피를 주문하는 곳이 있고 카페 가운데와 안쪽 벽면에는 오상진 북스타그램이라는 본인이 직접 읽고 추천하는 책 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일종의 편집샵입니다. 그리고 도서관 열람실 처럼 12명이 앉을 수 있는 긴 테..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7. 12. 7. 16:20
가을색 동작동 국립현충원 가을의 끝 입니다. 산 꼭대기에서 부터 울긋불긋하던 단풍이 어느새 집 앞 까지 내려 왔습니다. 아파트 문을 열자 알록 달록한 가을색에 눈이 즐겁습니다. 가을의 끝 자락을 붙잡기 위해 근처 공원을 가 볼까 하다가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가 봅니다. 아이는 동작동 국립현충원이 처음입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확 터인 공간에 줄지어 있는 묘비 보다 진한 가을색의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 옵니다. 바닥까지 축 쳐진 수양벗나무 의 노랑과 붉음이 좋고 바닥의 잔디도 이쁨니다. 숭고한 영령들의 공간이지만 오늘만은 가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단풍숲 사이로 난 일방로를 따라 위로 올라가 봅니다. 노란 단풍 터널이 어느새 빨간 터널로 바뀌면서 시공간의 마술이 시작됩니다. 벚나무의 노랑 빨강 ..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7. 11. 9. 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