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집에서 키우던 쭉쭉이가 있었다. 새끼를 놨는데 처음에는 두마리 였던것 같다. 출산 횟수가 많아질수록 한번에 출산하는 새끼들의 숫자도 점점 많아 갔다. 한 배에서 나온 강아지라도 처음에 나오는 강아지는 언제나 가장 컸고 활동이 왕성했다. 그에 반해 마지막에 나온 강아지는 몸집도 작고 비실비실했다. 유독 몸집 작고 비실비실한 강아지가 더 기억에 남는다. 생존법칙은 뱃속부터 시작되는건가... 2012/11/13/월출산 산행길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26. 12:27
포천 운악산 자락 화현면, 10만평 부지의 큰 운악승마클럽, 여기선 말이 주인이다. 몽골에서 온 관리인들이 씻기고 먹이고 정성들여 보살핀다. 그리고 몇몇 말은 아주 자연스럽게 온 마당을 유유히 다닌다. 간혹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까지 했다. 승마장에 사는 강아지는 말 때문에 찬밥 신세다. 2010/08/11 포천 호스랜드 운악승마클럽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26. 12:25
2001년이었던가 아니면 그 전후 즈음, 서울에서 차를 달려 깜깜한 한밤중 실상사에 도착했다. 그곳은 텃밭일구기가 한창이었다. 비몽사몽간에 도법스님의 강좌를 듣고 잠을잤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친한 형이 실상사 귀농학교에서 농사를 배우고 있을때 였다. 이런 저런 일로 두번째 실상사로 향했다. 끼니는 실상사에서 잠은 귀농학교에서 신세를 졌다. 새벽녁 108배를 위해 법당으로 향했다. 속세의 죄와 번뇌에 웅크린 몸뚱아리가 무겁다. 철쭉이 좋은 바래봉으로 향했다. 아직 철쭉은 피지 않았다. 아쉬웠다. 모든 꽃이 봄에 피진 않는다. 여름에도..가을에도...겨울에도 피는 꽃이 있다. 도법스님이 거처하는 소담한 건물, 이름이 '목탁'이다. 그 앞마당에서 발바리가 나를 바라본다. 2012/05/02 실상사 목탁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25. 16:23
올해 1월5일 출생, 수컷, 이름은 초이, 발바리잡종, 특징: 아이들과 산책을 좋아하고 영리함, 사료를 잘 안먹고 맛있는거(삼겹살,빵,과자)만 좋아함. 강원도 정선 자연학교에 사는 초이란 놈이다. 하루에 몇번은 교장샘이 목줄을 풀어 놓아 아이들과 또는 혼자서 사방팔방을 쏘다닌다. 번듯한 집에 문패까지 떡 하니 부러울게 없다. 캠핑오는 아이들과 신난 산책도 하고 맛있는 간식도 얻어먹으니 행복한 세상? 주인을 만난거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어떤 주인을 만나냐에 따라 팔자가 하늘과 땅이다. 2013/07/15 정선자연학교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19. 17:57
장마가 잠깐 소강상태를 보였다. 여지없이 구름사이로 강렬한 폭염의 태양빛이 쏟아졌다. 주차장에 차를 넣고 돌아나오는데 한 무리의 고양이들이 맡은편 차 밑으로 들어갔다. 호피무늬 엄마고양이 젖을 빨던 까만고양이 두마리가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고 "아이고 깜짝이야. 인기척이라도 하지"라고 말 할 것 같은 표정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는 고양이들이 즐겨 찾는 휴식과 생존의 공간이다. 한겨울에는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가 몸을 데우고 한여름에는 자동차 밑에 들어가 몸을 식힌다. 나는 차 주인이 한참뒤에나 오길 바라며서 눈인사로 헤어진다. 2013/07/19 용산구 남영동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19. 14:23
장마가 한창인 덕적도, 진리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마련된 나무데크를 따라 1킬로 정도의 숲속길이 나 있다. 상수리나무, 굴피나무, 소사나무의 녹음과 비목나무의 향기까지 더해 최상의 산책길이다. 완만한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밭지름해변으로 내려오게 된다. 해무 가득한 습한 날, 망촛대 가득한 풀숲에서 푸른 하늘을 지붕삼고 흰 백사장과 넓은 바다를 마당삼은 하얀 개가 살고 있다. 개에게 푸른 바다와 파도소리는 무엇일까? 시끄러운 소음과 끈적끈적한 공기일까? 단지 그림일 뿐일까? 개는 꿈꾼다. 어쩌다 한번이라도 저 넓은 백사장을 ,푸른 바닷를 펑펑 뛰어 다닐 수만 있다면 ... 2013/07/10/ 덕적도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11. 16:55
부처님 오신날이다. 일년에 단 하루 일반인들에게 산문을 여는 절이 있다. 문경에 있는 봉암사가 그 절이다. 봉암사로 가는 길은 이른 아침부터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이 더이상 진입을 막는다. 차를 길가에 세우고 터벅터벅 걷는다. 봉암사까지는 아직 한시간도 더 걸어가야 한단다. 이날 길가 집 마당에 사는 강아지들은 사람구경 차 구경 실컷 했겠다. 2011/05/11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5. 15:58
오봉산 태조리지 가는길이다. 입구부터 잘생긴 진돌이가 따라왔다. 조금 오다 돌아가려니 했는데, 끝까지 온다. 태조리지 출발지점앞 바위에 막혀 더이상의 진행은 불가능하다. 사람을 친구로 생각하는 개들이 있는 반면 사람을 공포의 대상, 또는 공격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개들이 있다. 이것들은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받아왔던 관념이 고착되어서 이겠거니 한다. 어쨌던 사람이 문제다. 2011/03/13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3. 7. 5.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