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감자 수확하기 쉽지 않아요.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봄을 맞아 숲선생님들과 3월 정모를 겸해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 부회장님 밭에서 돼지감자를 수확했습니다. 예전에는 잘 먹지않았는데 요즘은 당뇨에 좋은 웰빙음식으로 알려져 인기가 좋습니다. 날씨는 더할나위 없이 따뜻했지만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조금 있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찍 도착하신 샘들은 돗자리를 깔고 삼겹살을 굽고 된장찌개를 끓여 식사를 하십니다. 소풍이 따로없네요. 부회장님이 500평이나 되는 밭의 반절에 돼지감자 40킬로를 심었셨다고 합니다. 파도 파도 끝없이 나오는 돼지감자,,파다 파다 허리가 부러질것 같습니다. 저는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지만 농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수확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20150321/김포 본격적인..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5. 3. 23. 16:58
산과 관련된 잡지에서 사진 찍는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어떤 산이 가장 좋아요?”이라는 질문이다. 산을 잘 몰랐던 초창기에는 그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산 기자였지만 상당히 부담스러운 질문이었던 것이다. 그럴 땐 무난하게 “국립공원 산이 좋죠” 라고 대답하곤 했다. 우리나라에는 4000여개의 산이 있다고 한다. 그 중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은 16개이다. 이들 국립공원은 귀하디귀한 보물과 같은 존재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산 중에서도 수려한 자연경관을 품고 희귀동식물들이 살아 숨 쉬는 천혜의 명산들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 어떤 산이 가장 좋으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국립공원이 좋다는 나의 대답이 그저 둘러대는 답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사람들은 천혜의 자연에서 삶의 에너지..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3. 16. 19:53
인천공항, 생각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하는 곳이다. 떠남과 만남, 출발과 도착의 장소, 차표 한장만 있으면 지구 어디로나 갈 수 있는 터미널같은 곳. 내가 알던 어떤이는 우울할때면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은 낡은 트렁커를 끌고 공항리무진에 올라 인천공항으로 간다고 했다. 공항에서 책보며 커피 마시고, 밥도 먹고 음악도 들으며 오고가는 사람들을 보며 둥둥 뜬 마음을 달래본다고 한다. 처음에는 "참 희한한 사람도 다 있네" 라고 생각했다. 만날 사람이 있어 공항에 갔다가 직장을 관두고 한달 일정으로 네팔로 떠나는 후배를 우연히 만났다. 4살 짜리 딸과 처가 배웅차 함께 있었다. 떠나는 사람의 아쉬움과 보내야 하는 사람의 아쉬움이 얼굴에 묻어 있었다.둥둥둥…소리에 시선을 돌리니 왕과 왕비가 따뜻한 눈길을 주며 손을..
심심한사람 국내여행/경기도 2015. 3. 16. 10:02
등산화 밑창이 떨어지는 이유 코앞까지 봄이 다가왔다. 한동안 뜸했던 동호회까페도 들어가보며 돌아오는 주말계획도 생각해본다. 나는 등산, 트래킹같이 온전히 두 발로 걸으면서 자연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잘 걷기위해서 무엇이 중요할까? 물론 튼튼한 두 다리가 있어야 겠고, 그 다음이 발을 보호해줄 신발이다. 그런데 트래킹을 하다 보면 신발로 인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하는 사람을 보기도 한다. 대부분 함께 산행을 하는 일행이었는데 등산화의 미드솔이라고 하는 중창이 삭아서 바닥창이 떨어져 버리는 사고였다. 신발 바닥이 입을 쩍 벌리게 되면 황당하면서 창피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 꼴을 하고 어떻게 집까지 가야되나 하는 걱정까지 엄습한다. 어떨때는 바닥창 앞부분이 입을 벌인것 처럼 분리되어 나..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3. 16. 10:01
축령산 된비알을 정신없이 오르고 있을때, 잠시 쉬어가자며 앉았던 바위틈 속, 동물원에서나 본 듯한 너구리스러운 짐승, 겨울잠에 한참 빠져 있는지 인기척에도 미동이 없다. 오~산을 꽤나 올랐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경이롭고 조심스러웠다. 너구리의 뾰족한 송곳니가 머릿속에 떠 올랐지만 용기를 냈다. 찰칵 찰칵 채찍같은 셔터음이 계속 이어졌지만 너구리는 미동도 없다. 20090210/축령산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5. 3. 15. 21:43
집근처 개웅산에 유아숲체험장이 생겼다고 한다. 한 낮 기온이 제법 따숩다. 집에서 보이는 120미터의 자그마한 동산이 하나 있는데 그 곳에 '유아숲체험장'이 생겼다고 한다. 날씨도 좋고 산책도 갈 겸 개웅산 유아숲체험장을 찾아 나선다. 연지아파트 1단지 부근에서 잘 꾸며놓은 나무테크를 따라 개웅산 정상 팔각정으로 오른다. 불과 10여분만에 가볍게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 팔각정 너른 공터에는 꼬맹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가 꽉꽉 차 있었다. 그만큼 쉬운 산이라는 반증이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인터넷 검색을 해도 유아숲체험장의 위치는 나오지 않는다. 이정표도 없다. 몇몇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물으니 대부분 알지 못한다. 그 중 한사람이 "계속 가면 나올겁니다" 그곳밖에 없거든요.라고 개웅초등학교쪽을 가리..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숲속친구들 2015. 3. 15. 21:22
인사동이 상업화 되자 사람들은 북촌을 찾았다. 자본은 어김없이 그들의 발길을 따라 다녔다. 스타벅스와 수 많은 까페로 북촌이 초토화 되기 시작하자. 이제는 경복궁을 넘어 서촌으로 모이고 있다. 자본화 상업화에 싫증난 나들이객이 역사와 문화가 남아 있는 곳을 찾아간다. 또한 그 뒤를 따라 다니는 자본은 여지없이 역사와 문화의 공간을 상업화로 뒤덥는다. 쫒고 쫒기는 악순환인가? 4년전까지는 종로구민이어서 집에서 차로 십분여 거리에 있던 서촌과 통인시장은 자주 가던 곳이었다. 서촌은 인왕산자락에 있는 조용한 주택가에 지나지 않았고 통인시장 또한 자그만한 동네시장이었다. 그런데 몇년 전 부터 '통인시장'의 좁은 골목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보잘것 없는 서촌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얼마전, 서촌에 중국사람이 하는..
심심한사람 국내여행/서울 2015. 3. 9. 10:50
바람앞에 끄떡없는 초소형 소토 가스 버너 SOTO 'SOD-320' 최근 아웃도어 백패킹 트랜드는 B·P·L(Back Packing Lightweight)로 정리된다. 또한 취사장비의 핵심은 스토브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바람이 강한 산이나 바다에서의 취사는 물에 젖은 통나무에 불을 붙이는 것 만큼이나 힘들고 짜증스럽다. 별도의 바람막이가 필요하며 불필요한 가스의 소비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 최적화된 스토브가 있다. 레귤레이터가 내장되어 추위와 바람에 강한 소토(SOTO)의 ‘SOD-310’란 스토브가 국내 백패커들에게 최고의 평가를 받으면서 유명해졌다. 이에 SOTO는 전작의 ’SOD-310‘에서 레큘레이터가 제외되면서 좀 더 가벼워지고 가격 또한 저렴해진 ’SOD-320'을 출시한다. ..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장비리뷰 2015. 3. 9. 10:36
1998년이었던것 같다. 필리핀 마닐라, 왕복 6차선은 될법한 넓은 차도, 그 가운데 중앙선 역할을 하는 화단이 있었다. 화단 가운데 옹기종기 모여있는 새끼고양이들, 깜짝 놀라서 쳐다본 나의 시선에 화들짝 놀란 모습이 요녀석과 똑같다. 20090903/낙산사
심심한사람 좋아하는것들/동물친구들 2015. 3. 3. 22:47
백양산 삼각봉의 추억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였으니깐 시간은 30년하고도 몇 년 전 이다. 동네어딜가나 보였던 백양산 능선의 남쪽 끝 삼각봉, 당시 우리끼리는 '삼각산'이라고 불렀다. 산 아래에서보면 뾰족한 바위3개가 묘하게 쏟아 있어 그렇게 불렀다. 사상초등학교를 지나 미로같은 골목 몇개를 지나면 경부선 철길을 가로지르는 쇠로 만든 육교가 나왔다. 육교를 지나면 야산을 개간한 계단식 밭들과 판자집들이 너저분하게 있었다. 좁다란 동네길을 따라 산으로 이어진 길을 걷다 보면 키큰 소나무숲 사이로 넓직한 등산로가 나왔다.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이었다. 배낭도 없고 간식도 없고 물통도 없는 맨몸뚱아리, 슬리퍼에 반바지 하얀 런닝티가 전부 였다. 골골이 긴 뿌리를 반쯤 드러내놓고 있던 소나무 숲을 오르다 보면 쏘..
심심한사람 아웃도어에서/등산 2015. 2. 23. 19:50